3 CAN YOU HEAR THE WIND BLOW

‘Can You Hear the Wind Blow’ 시리즈는 사진작가 김중만이 2008년부터 약 10여 년간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관찰한 서울 중랑천 둑방길의 나무들을 주제로 한 대표적 작품군이다.

이 시리즈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나무 한 그루,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상처, 그리고 자연의 미묘한 움직임을 깊이 있게 포착한다.

자동차가 수시로 오가는 좁은 길가, 거센 바람과 사람의 손에 가지가 잘려나간 상처 많은 나무들은 각박한 세상 속을 묵묵히 견디는 사람 혹은 작가 자신을 상징한다.

이 시리즈는 대형 한지에 흑백으로 인화되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회화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뭇가지의 미세한 흔들림, 바람의 흐름, 새의 날개짓, 눈의 쌓임 등 자연의 작은 변화와 움직임을 섬세하게 담아내어 정적인 화면 속에서 동적인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김중만은 이 시리즈를 통해 상처와 아픔, 그리고 치유와 기다림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나무의 상처와 외로움은 곧 현대인의 삶, 혹은 작가 자신의 내면과도 연결된다.

그는 멀찍이서 나무의 존재를 바라보고 기다리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강인한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한미사진미술관, 스위스 바젤 KBH.G 갤러리 등에서 단독 전시되었으며 나자렐리 프레스(Nazraeli press)에서 동명의 사진집도 출간되었다.

국내외에서 “도시의 정적 속에 깃든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내면을 동시에 사유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